건강을 망치는 설탕중독과 알코올중독에 대한 실험연구
설탕중독과 알코올중독은 현대사회에서 큰 문젯거리로 곤혹인데요. 오늘은 동물들의 사례와 실험쥐를 연구한 결과로 뇌와 건강에 미치는 결과를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건강을 망치는 설탕 중독과 동물들의 사례
많은 사람들이 설탕에 중독되는 경험을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설탕이 나쁘다는 것을 아는데도 설탕에 대한 갈망을 느낀다. 휘핑크림을 얹은 초콜릿 퍼지 케이크, 딸기 쇼트케이크,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즐기는 홈메이드 애플파이를 하루 종일 꿈꿀 수도 있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피트니스 전문가인 잭 러랜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설탕중독자sugar-holic다. 설탕이 당뇨병과 다른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평생 연구해왔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여전히 설탕을 좋아한다. 비단 나만 설탕과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니다. 내 아이들도 설탕을 좋아한다. 설탕에 대한 갈망은 선천적이다. 우리가 설탕을 맛볼 때마다 혀에 있는 단맛을 느끼는 미뢰가 뇌에 쾌락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아기들도 모유보다 설탕을 선호한다. 모유에도 당류의 일종인 락토오스(유당)가 함유되어 있기는 하지만 프럭토스는 들어 있지 않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수크로스와 액상과당에 대한 갈망은 단지 단맛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된 동물들도 이런 첨가당이 없는 음식보다 수크로스와 액상과당을 선호한다. 수크로스는 그걸 먹을 수밖에 없도록 우리를 사로잡는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수크로스 및 액상과당 등 당류에 대한 사랑은 진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험실의 쥐들에게 밤에만 설탕이 든 물을 주는 것처럼 동물들에게 당류를 간헐적으로 제공하는 실험으로 이런 사실을 잘 확인할 수 있다. 동물들은 설탕물을 먹는 것을 기대하고 심지어 먼저 설탕물을 얻기 위해 싸우기까지 한다. 약물에 중독된 동물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매일 더 많은 양을 마시게 된다. 수크로스 및 액상과당이 헤로인과 동일한 뇌 영역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생각하면 이는 그리 놀랍지 않다. 만약 저녁에 설탕물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으면 쥐들은 흥분하고 불안해하며 털을 세운 채 구석에 모여 있거나 다른 금단 현상을 나타낸다.
2. 설탕중독 갈망에 관한 연구
설탕 갈망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생리학자인 바트 회벨은 이것이 진짜 금단 증후군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는 설탕을 먹인 실험실의 쥐들이 날록손을 투입한 뒤에도 금단 증세를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날록손은 아편제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해 헤로인 중독 환자들에게 금단 반응을 촉발하는 약이다.
설탕은 헤로인과 유사하게 중독을 유발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또다른 약물, 즉 알코올과도 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설탕과 프럭토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의사인 로버트 러스틱의 말을 빌리자면 설탕은 술기운이 없는 알코올과도 같다. 설탕과 알코올 둘 다 쾌락을 제공하며 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프럭토스와 알코올이 지방간과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전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어떤 물질로 인해 발생한 간 질환은 다른 물질로 인해 발생한 간 질환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알코올을 별로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달콤한 음료에 대한 갈망을 더욱 크게 느끼리라는 사실도 당연할 것이다. 부모 특히 아버지에게 알코올중독 이력이 있는 경우 아이들의 설탕에 대한 갈망이 더욱 강한 편이다. 따라서 알코올중독자가 알코올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해서 음주를 중단하게 되면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달래기 위해 청량음료를 마시거나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실제로 내가 병원에서 회진할 때 알코올과 관련된 간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들의 병실에 가보면 거의 틀림없이 침대 옆 탁자에 청량음료가 여러 개 놓여 있다. (이런 상황이 특히 안 좋은 이유는 청량음료가 간 질환을 악화시키므로 간부전 환자는 절대로 청량음료를 마셔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3. 설탕중독과 알코올중독의 긴밀성
설탕에 대한 갈망과 알코올에 대한 갈망은 분명히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실험연구에 따르면 수크로스에 중독된 동물들은 알코올이 제공되면 알코올도 더 많이 마실 것이다. 실제로 알코올에 수크로스를 첨가하면 알코올 섭취량을 간단히 늘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간 질환도 훨씬 더 빨리 진행된다.
럼, 포트, 마데이라 와인 등 주류에는 잔당이 있어서 원래 단맛이 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가리타, 피냐콜라다 등 혼합음료에 수크로스를 넣는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런 음료에는 당류가 들어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게 만든다. 그 결과 당류 및 알코올과 관련된 합병증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설탕과 알코올이 흔히 서로 교체되거나 결합된다는 사실은 그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만약 우리가 다시 탐정의 모자를 쓴다면 여기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알코올에 탈수 증상을 유발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술을 마신 뒤에는 자기 전에 반드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말을 여러분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탈수로 인한 두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소변을 더 많이 보게 되기도 하지만 혈액에 알코올이 축적되면 염분과 알코올의 합계 농도가 물에 비해 진해지기 때문에 탈수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은 고염 식단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하며 우리 몸은 이를 탈수 상태로 인식해서 갈증을 유발한다. 탈수 현상이 발생하면 체내의 프럭토스 생산이 촉진되므로 여기서 알코올 섭취가 프럭토스를 만들어내는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알코올에 그토록 끌리게 되는 걸까?
4. 알코올 중독과 실험쥐 실험
알코올이 프럭토스 생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서 연구팀의 미겔 라나스파는 실험실의 생쥐들에게 알코올을 제공해보았다. 생쥐들이 알코올을 더 많이 마실수록 탈수 증상도 심해졌다. 아마도 폴리올 경로가 활성화되어 간의 프럭토스 농도가 높아져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생쥐들은 프럭토스를 전혀 섭취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알코올은 프럭토스 생산을 촉진한다. 바로 앞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알코올은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하는 반면에 프럭토스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한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 두 가지는 겉보기에는 거의 똑같다. 그래서 우리는 알코올이 프럭토스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에 간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닐까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프럭토스를 분해할 수 없는 생쥐들에게 알코올을 제공해보았다. 놀랍게도 이때는 알코올이 간 질환을 유발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프럭토스는 알코올성 간 질환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프럭토스를 대사하지 못하는 생쥐들의 경우에는 알코올 섭취가 훨씬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 생쥐들은 일반적인 쥐에 비하면 알코올 섭취량이 4분의 1 미만이었다. 이런 점을 살펴볼 때 알코올에 대한 갈망은 프럭토스에 대한 갈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발견이 중요한 까닭은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중독은 일, 친구, 가족, 건강 등 인생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며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사람들은 대개 상담을 받거나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Alcoholics Anonymous 등의 모임에 가입하거나 약물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해 알코올중독에 맞서 싸운다. 몇 가지 약이 개발되기는 했지만 대다수가 뇌 안의 갈망과 관련된 여러 물질에 작용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프럭토스 대사를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어쩌면 알코올중독을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완전한 평가가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단지 당류 섭취량을 제한하기만 해도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중독은 설탕과 관련된 장애다. 알코올의 진정 효과는 알코올 그 자체 때문인데 반해서 알코올에 대한 갈망과 알코올이 간 질환을 유발하는 능력은 알코올이 프럭토스 대사를 촉진하고 그러면 생존 스위치가 켜지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알코올이 또다른 프럭토스의 공급원이라는 사실을 통해 우리는 알코올 섭취가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높이고 혈압 및 중성지방 수치를 올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특히 맥주의 경우가 그러한데, 맥주에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감칠맛이 풍부한 맥주효모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