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으로 인한 당뇨와 임상사례들
고혈압은 전세계적으로 이제는 흔한 질병이 되었는데요, 이는 당뇨와도 연관성이 깊습니다. 여러 임상 사례와 근거를 통해 고혈압의 대한 이해와 예방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고혈압은 이제 흔한 질병이다.
고혈압은 대개 140/90mmHg 또는 그 이상의 혈압으로 정의하는데, 근래 들어서는 130/80mmHg로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비만과 당뇨병처럼 고혈압도 예전에는 드문 질병이었다. 1890년대에는 미국의 당뇨병 환자가 성인 인구의 5퍼센트 미만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비만과 당뇨병처럼 고혈압도 20세기에 증가했고 현재 미국 성인의 3분의 1이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은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흔한 질병들 중 하나로, 환자 수가 무려 10억 명이 넘는다. 고혈압은 거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 라고 불린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고혈압 환자라는 것을 몰라서 치료를 받지 않으며, 또다른 이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고혈압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 고혈압 때문에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서 장기적으로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고혈압은 심부전 발생 원인 1위다. 또한 고혈압은 점차 혈관에 손상을 입힌다. 뇌혈관에도 이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은 혈관 파열을 유발하므로 두개 내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고혈압이 생기면 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에 뇌의 각 부위로 전달되는 혈류 공급이 감소하며 뇌 조직이 괴사할 수 있다. 대동맥처럼 큰 혈관도 고혈압에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고혈압이 대동맥류를 유발하면 결과적으로 내출혈이나 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2. 고혈압과 대동맥 박리
후자인 대동맥 박리는 커다란 혈관의 내벽이 갑자기 파열되는 끔찍한 합병증이다. 더 나아가 고혈압은 신부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다른 문제들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학업 수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점차 진행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혈관성 치매라고 일컫는데, 노인들이 뇌의 소혈관에 손상을 입는 경우 발생한다. 고혈압의 모든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신장병처럼 잘 알려진 원인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례가 원발성 고혈압 또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그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생존 스위치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서 원발성 고혈압이 발생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프럭토스가 고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첨가당을 통한 프럭토스 섭취 및 청량음료 섭취가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역학 연구들이 여럿 있다. 글루코스나 물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프럭토스를 먹은 실험 참가자들의 혈압이 즉시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도 강력한 증거가 된다.
3. 고혈압과 액상과당
어느 임상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수크로스나 액상과당이 함유된 청량음료를 무작위로 제공했다. 각각의 음료에 든 첨가당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두 가지 음료 모두 혈압 상승을 유발했는데 액상과당의 경우에 더 많이 상승했다. 액상과당에 프럭토스 성분이 조금 더 많고 요산 수치를 더 많이 올리는 것과 연관이 있다. 이처럼 요산 수치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임상의인 엔리케 페레스포소와 함께 진행한 연구를 통해서 이 점을 입증할 수 있었다. 실험에 참가한 남성들 중 무작위로 절반을 선정해서 알로푸리놀을 제공했고, 2주 동안 매일 다량의 프럭토스를 마시게 했다. 프럭토스를 섭취한 그룹은 혈압이 현저하게 상승했는데, 프럭토스에 대한 반응으로 이렇게 혈압이 상승한 현상이 알로푸리놀을 제공받은 그룹에서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이들의 경우에는 요산의 상승이 방지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들을 살펴볼 때 프럭토스로 인한 생존 스위치의 활성화가 혈압에 영향을 미치며, 여기에는 프럭토스가 요산 수치를 올리는 효과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예전부터 고혈압과 관련이 있었던 물질은 설탕이 아니라 소금이다. 고염 식단도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소금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혈중 염분 농도가 상승하면 프럭토스와 바소프레신 호르몬의 생산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혈압에 대한 이러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 팀의 협력자인 메흐메트 캔베이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짠 수프를 마시게 했고 그중 일부에게만 물 두 잔을 제공했다. 수프만 마신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혈중 염분 농도와 혈압, 바소프레신이 즉시 상승했다. 그러나 짠 수프를 마실 때 물을 섭취한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염분 농도가 높아지지 않았고 바소프레신이나 혈압에도 변화가 없었다. 이 실험을 비롯한 유사한 연구 결과들을 고려할 때, 우리가 먹는 소금의 양이 혈압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섭취한 소금으로 인해 혈중 염분 농도가 상승해서 도움이 되었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4. 고혈압 예방을 위한 염분제한
일본의 심장 전문의인 마사나리 구와바리와의 협력 연구를 통해 이 부분을 확인했다. 다수의 건강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염분 섭취량과 고혈압의 관계를 관찰했는데, 일일 염분 섭취량이 높으면 5년 뒤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고혈압 위험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준 역할을 한 것은 섭취한 염분의 양이 아니라 혈중 염분 농도였다. 혈압 상승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 염분의 양이 아니라 염분과 물의 균형이다. 지난 수십 년간 첨가당 섭취량이 증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염분 섭취량도 30퍼센트나 증가했다. 염분 제한은 보통 혈압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권고되어왔는데 이제는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전략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압 상승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 염분의 양이 아니라 염분과 물의 균형이다. 따라서 우리가 프럭토스 섭취량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혈중 염분 농도의 상승을 방지할 수 있도록 물을 많이 마신다면, 지나치게 염분을 제한하지 않더라도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산 및 바소프레신 방출이 혈압 상승의 단기적 원인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시스템이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특히 활성화되면 신장에 경도 염증이 생기는데, 우리 팀의 협력자이자 고혈압 분야의 권위자인 베르나르도 로드리게스 이투르베는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염증이 저절로 지속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장은 염증 때문에 염분을 보유하게 되고 그러면 지속적으로 혈압이 상승한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혈압을 앓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단순히 요산을 줄이거나 스위치를 끈다고 해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없다. 하지만 첨가당 및 염분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될 것이다. 생존 스위치가 꺼지면 여러 문제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