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과 요산의 관련성 그리고 임상결과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은 관련성이 깊은데, 혈중농도에 의해 활성화 되는 사례가 많은 질병입니다. 많은 임상결과를 통해 밝혀진 통풍과 요산의 관련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의 수치
통풍만큼이나 생존 스위치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는 질병은 아마 없을 것이다. 통풍은 관절염의 일종이며 통풍 환자들은 엄지발가락, 발목 및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 부위가 뜨거워지고 붉어지며 통증이 상당히 심해서 발 위에 침대 시트만 살짝 덮어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흔한 종류의 관절염 중 하나이며 통풍으로 고생하는 미국인들의 수는 900만 명에 달한다. 보통 혈중 요산 수치가 7mg/dL 이상으로 상승하면 통풍이 생긴다. 요산은 쉽게 용해되지 않으며 혈중 수치가 너무 높아지면 요산 결정이 형성되어 관절 부위에 쌓이는데, 이 때문에 염증이 발생해서 고통스러운 관절염을 유발한다. 이에 비하면 발생 빈도가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요산 결정이 피부 아래에 침착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생기는 작은 무통성 결절을 통풍결절tophi이라고 부른다. 통풍 발작은 대개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발생하는데, 알코올과 적색육(글루타민산염과 AMP 및 IMP 뉴클레오티드nucleotide가 풍부하다), 당류가 포함된 풍성한 식사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이 통풍 발작을 흔히 경험하는데, 자는 동안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 체내에서 요산이 더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통풍 발작은 보통 5~10일간 지속되며 소염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재발하기도 하며 관절 변형이 일어나기도 한다. 통풍에는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도 잘 듣기 때문에, 의사들과 환자들은 통풍이 질병이라기보다는 성가신 일이라고 여기는 편이다. 그 결과 통풍은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 통풍은 그저 귀찮은 관절염이 아니다.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고 곧 통풍 발작이 일어날 듯할 때 간단히 이부프로펜을 먹고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개의 경우 통풍은 생존 스위치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2. 통풍의 정상범위를 위협하는 요소/
인간의 요산 수치가 대다수의 다른 포유동물들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언급된 바 있다. 그 이유는 수백만 년 전에 우리카아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돌연변이가 발생한 이후에 처음에는 1~2mg/dL에서 약 3~4mg/dL으로 요산의 정상 범위 안에서 아주 약간 수치가 상승했다. 그러나 서구 식단이 도입되고 알코올과 당류 및 감칠맛이 풍부한 음식이 들어오자 요산 수치는 더욱 높아졌다. 따라서 현재 평균 수치는 5~6mg/dL이며 미국 인구 중 2천만 명의 요산 수치는 이것보다도 더 높다. 이처럼 요산 수치가 증가하는 경우를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산 수치가 높은 데는 유전과 신부전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요산 수치가 높거나 통풍이 발생한다는 것은 프럭토스가 풍부한 음식으로 구성된 식단이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한다는 뜻이다. 요산은 프럭토스 대사의 주된 산물 중 하나다. 따라서 통풍 환자들이 비만과 대사증후군에 걸리는 확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통풍 환자의 약 4분의 3이 고혈압 환자이고 절반 이상이 비만이며 절반 이상이 만성 신장병을 앓고 있다. 또한 대다수가 지방간 환자이고 4분의 1이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통풍 환자들은 심장 질환에 걸리는 비율도 가장 높은 편이다. 이런 점을 살펴보면 통풍에 걸리거나 고요산혈증의 경우처럼 요산 수치가 상승하는 것은 생존 스위치가 과열된 상황으로 인한 또다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팀의 실험 자료를 보면 여기에 흥미로운 반전이 존재한다. 즉 요산은 단지 생존 스위치의 부산물인 것이 아니라 생존 스위치를 촉발하는 데 능동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요산은 에너지 공장에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지방 생산 및 염증 발생, 혈관 수축을 촉진하는 등 다른 생물학적 효과도 지닌다. 실험실의 동물들을 연구해보면 요산이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및 비만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처음에 프럭토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요산 수치를 낮추면 프럭토스를 섭취한 쥐들의 대사증후군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이런 관찰 내용을 참고하면 요산이 체중 증가, 혈압 상승,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의 다른 특징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3. 통풍의 원인 제공적 관점
이처럼 요산이 대사 관련 질환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관점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요산 수치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에 대응해서 상승하거나 이런 상태를 치료하기 위한 조치(특히 혈압 조절을 위해서 사용하는 이뇨제 등) 때문에 상승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산이 이런 질병들에 원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한 여러 논거가 존재한다. 첫째,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비롯해서 여러 관련 질병이 발생하기 전부터 요산 수치가 높다는 증거가 충분하다. 이런 질병이 발생하기 전부터 요산 수치가 높다면, 요산 수치가 높은 것이 오로지 이런 질병들의 결과라고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우리는 요산 수치가 높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건강한 일본 성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요산 수치가 정상인 통제 집단도 함께 연구했다. 5년이 지나자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고혈압, 당뇨병, 비만 및 만성 신장병에 걸릴 위험이 두 배로 높아졌다. 또한 요산 수치가 높으면 심장 질환 및 이런 질병들의 발생을 독립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반 연구 결과도 많다. 요산 수치를 줄이면 대사증후군의 특징을 예방하거나 뒤집을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는 혈압과 관련이 있다. 팀 협력자이자 소아신장병 학자인 대니얼 페이그 의 연구를 통해 새로 고혈압 진단을 받은 청소년 환자들의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면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지켜보았다. 연구팀은 이전에 실험실의 동물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초기에 요산 수치를 낮추면 고혈압에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높은 요산 수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신장의 진행성 손상 및 염증을 유발하며, 요산이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기보다 결국 신장이 고혈압을 유발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요산 수치를 낮춰도 효과가 적다. 따라서 우리는 이 환자들이 이상적인 실험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신장병에 걸린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대니얼이 환자들의 요산을 측정했을 때 대다수(90퍼센트)의 요산 수치가 높았다는 점이다. 그런 다음 대니얼은 무작위 실험을 실시했고 요산 수치를 줄이기 위해 요산 감소 효과가 가장 뛰어난 약 중 하나인 알로푸리놀을 사용하면 고혈압을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면에 플라시보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경계 고혈압인 과체중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유사한 연구를 진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요산을 낮추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고, 플라시보는 역시 효과가 없었다.
4. 통풍 관련 임상연구의 결과들
멕시코의 신장병 학자이자 임상 연구원인 마그달레나 마데로, 터키의 신장병 학자인 메흐메트 캔베이 등 다른 협력자들과 함께 진행한 연구를 통해서도 이처럼 요산이 줄어들면 혈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또한 메흐메트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의 경우 요산을 줄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향상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더 나아가 요산을 줄이면 체중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듯했고, 특히 체중 증가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일례로 대니얼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플라시보를 복용한 청소년들은 연구 기간에 체중이 2킬로그램 정도 늘어난 반면 알로푸리놀을 제공받은 집단은 심지어 체중이 0.5킬로그램 가량 줄었다. 이렇게 요산 수치를 낮추면 대사증후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연구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이처럼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연구는 대개 다음 두 가지에 해당한다. 일단 요산 수치가 원래 정상이었던 사람들의 요산을 낮춘 연구들이 있다. 또다른 예는 요산을 낮추면 고혈압 치료에 도움이 될지를 알아보고자 하면서 혈압이 정상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경우다. 이런 연구들은 다소 의아하다. 치료가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치료법을 시험해본 것이니 말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산은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장 질환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풍 환자의 경우에 그렇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요산 결정은 통풍 환자들의 관절 부위에 쌓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다른 부분에도 조용히 해를 입힌다. 예를 들어 통풍 환자의 약 80퍼센트가 심장과 혈관에 요산 결정이 있고, 신장에서도 요산 결정이 흔히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결정은 국소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스위치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심장 질환과 신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에 이어지는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높은 요산 수치와 통풍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분명히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