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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럭토스와 비만의 관한 연구 그리고 생물학적 역할

by 건강 지식 나눔이 2024. 4. 10.

프럭토스와 비만의 관한 연구 그리고 생물학적 역할

프럭토스와 비만의 상관관계는 근래에 들어서 밝혀지고 있고, 프럭토스가 생물학적으로 신체내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비만의 체질을 만드는 지 알아보려한다.

 

목차

1. 프럭토스와 비만의 관한 초기 연구 및 변수

2. 프럭토스를 실험한 플로리다대학 연구팀

3. 프럭토스와 비만의 유발 과정

4. 프럭토스는 어떻게 배고픔을 부추길까?

 

1. 프럭토스와 비만의 관한 초기 연구 및 변수

자연을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연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아주 많다. 프럭토스가 과일의 주요 영양소이기는 하지만 과일에는 생물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물질들도 많이 들어 있다. 정말로 프럭토스가 생존 스위치를 촉발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통제 가능한 실험실 환경에서 실험을 수행하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1950년대의 초창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럭토스가 글루코스에 비해서 실험실의 동물들을 당뇨 전단계 상태로 만드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이후에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몇몇 연구는 프럭토스가 혈중 중성지방을 늘리고 체중 증가를 촉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더 많은 근거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 밖에는 프럭토스에 관해서 거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고, 21세기에 들어설 무렵에는 프럭토스가 비만의 잠재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사람들이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의학계에서는 수크로스나 프럭토스에 거의 관심이 없었다. 이런 당류는 영양학적 가치가 거의 없지만 해롭지는 않은 빈 칼로리 empty calories 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당류는 탄수화물이라 그램당 열량이 4칼로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램당 열량이 그 두 배가 넘는 9칼로리인 지방에 비하면 체중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자들은 비만의 원인으로서 당류의 중요성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품고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 대한 연구는 2004년에 비만 학계를 이끄는 주요 연구자들이 액상과당의 등장 이후에 비만의 빈도가 더욱 증가했다는 도발적인 논문을 발표하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한편 그 무렵에는 로버트 앳킨스가 소개한 저탄수 식단이 체중 감량법으로 점점 인기를 끌었다. 모든 당류는 탄수화물이므로 앳킨스의 식단에는 일반적으로 액상과당과 프럭토스의 섭취량도 제한되었다. 비만의 잠재적 원인으로서 액상과당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프럭토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곧이어 프럭토스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실험실 동물들의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비만(특히 복부 지방 증가), 고혈압 및 지방간 등 대사증후군의 다른 특징들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2. 프럭토스를 실험한 플로리다대학 연구팀

당시 플로리다대학교에 있던 연구팀이 프럭토스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04년 무렵이었다. 우리는 우연히 이 연구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요산uric acid이라는 물질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던 중이었다. 보통 노폐물로 간주되는 요산은 정상적인 대사활동을 통해 생성된다. 인체는 주로 소변을 배출하여 요산을 제거하는데, 일부는 장에 있는 박테리아의 분해 활동을 통해 처리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기도 하는데 특히 과체중이거나 당뇨 전단계인 사람들의 경우가 그렇다. 수치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요산이 불안정해져서 특히 관절 부위에 결정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 결과 국부 염증으로 인해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이 생기는데 이를 통풍이라고 한다. 요산이 단순히 노폐물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산 수치를 높이면 혈압이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요산이 고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또한 요산 수치 상승을 유발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겼다. 특히 20세기 내내 고혈압과 비만이 증가하면서 요산 수치도 상승했다는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식단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존재했다. 알코올과 적색육이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시기 동안 적색육 섭취량은 그리 크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다른 음식 탓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중 하나가 당류였다. 이미 1800년대에 의사들은 설탕과 과일이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또한 1970년대 무렵에는 당류 가운데서도 특히 프럭토스가 요산 수치를 상승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혹시 프럭토스 섭취가 요산 수치 상승을 유발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이에 관해 알아보려고 연구원들은 실험실 쥐들의 절반에는 프럭토스와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인 알로푸리놀allopurinol을 함께 투여했고 나머지 절반에는 프럭토스만 투여했다. 프럭토스만 받은 쥐들은 체중이 증가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하며 요산 수치가 높았다. 또한 고혈압이 생겼다. 한편 알로푸리놀을 같이 받은 쥐들은 요산 수치가 증가하거나 고혈압이 생기지 않았다. 예상한 대로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추가적인 반전이 나타났다. 알로푸리놀은 고혈압 발생을 억제했을 뿐만 아니라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혈중 중성지방 증가까지 어느 정도 억제했다.

 

3. 프럭토스와 비만의 유발 과정

프럭토스와 비만의 관한 연구 그리고 생물학적 역할
프럭토스와 비만 그리고 요산의 역할

프럭토스가 비만을 유발하는 과정에 요산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찰 결과는 놀라웠다. 그 당시에 요산은 단지 프럭토스 대사활동의 부작용일 뿐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프럭토스가 글루코스와 마찬가지로 대사 작용을 한다고 믿었다. 일단 분해되고 나면 그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들은 에너지 생성에 쓰이는데, 이 에너지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용되거나 지방으로 저장된다는 것이다. (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탄수화물의 단기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많은 과학자들은 프럭토스가 칼로리 함량 때문에 지방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이론은 왜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면 동물의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방지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프럭토스가 대사증후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셜록이라면 미스터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연구자들은 프럭토스가 어떻게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하는지, 이 과정에서 요산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4. 프럭토스는 어떻게 배고픔을 부추길까?

동물들은 주로 렙틴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통해서 체중을 조절한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그러나 곰이 동면에 대비해서 가을에 체중을 늘릴 때는 렙틴의 효과에 저항하게 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도 렙틴에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렙틴 저항성 때문에 지속적인 허기를 느끼게 되고, 그래서 곰도 사람도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고 결과적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생리학자인 필립 스카페이스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험실의 동물들에게 프럭토스가 많이 함유된 식단을 제공하면 렙틴 저항성이 생긴다는 것을 밝혀냈다. 몇 주에서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일단 렙틴 저항성이 생기면 더 배가 고파지고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먹이를 먹어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식단에서 프럭토스를 제외한 이후에도 렙틴 저항성이 몇 주간 지속된다 5.프럭토스와 렙틴 저항성 여기에는 주목할 만한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렙틴 저항성이 그 자체로 체중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만약 렙틴 저항성이 있어도 음식을 구할 수 없거나 생물학적인 충동인 식욕을 억제해서 여분의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는다면(정말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체중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허기진 상태가 유지될 뿐이다. 둘째, 렙틴 저항성이 있을 때 체중 증가량은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기름진 음식 등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다면 저칼로리 음식에 비해서 체중이 더 많이 늘어난다. 렙틴 저항성 현상을 살펴보면 프럭토스를 먹는 동물들에게 고지방 식단을 제공하면 어째서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프럭토스가 부재하는 상황에서는 고지방 식단이 체중 증가를 유발하지 않는 이유도 알 수 있다. 렙틴의 효과에 대한 동물들의 민감성이 그대로 유지되어서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이는 요즘 인기 있는 저탄고지 식단이 비만을 유발하지 않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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